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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마트폰이나 다양한 SNS의 등장으로 가족과 친구는 물론, 온라인에서 여러 인연들을 만나기 쉬워졌습니다. 사진과 짧은 동영상으로 근황을 알리거나 생각과 잡담을 시시때때로 작성해서 올리기도 합니다. 관심사뿐만 아니라 성향과 취향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친목을 다지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SNS를 할 수 있으니까요.
2000년대에는 스마트폰 대신 싸이월드라는 마이크로 블로그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블로그와 개인 홈페이지가 유행을 했는데 홈페이지를 만들려면 제작 프로그램이나 html 지식이 필요해서 할 수 있는 사람만 만드는 제약이 있었지만 싸이월드에서 미니홈피 서비스가 나왔을 때는 그야말로 대유행을 탔습니다.

지금은 팔로잉, 팔로워라는 단어를 쓰지만 그때는 일촌이라고 했습니다. 친구들끼리 일촌을 맺으면 파도타기 기능으로 친구네 미니홈피에 놀러가서 댓글을 달고 방명록에 글도 쓰고 그랬었지요. 그 시절에 유행하는 음악이 있으면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들을 수 있었고 그림도 그리는 기능도 있었어요. 하지만 애플로 인해 스마트폰이 나타나면서 어느 순간 존재감이 사라지게 됩니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모바일로 점점 바뀌어 가는 추세인데 싸이월드는 모바일이 아니라 PC에서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큰 사건이 터지고 페이스북, 트위터등 무료로 할 수 있는 SNS의 등장으로 이용자들은 싸이월드를 외면하게 됩니다.

어려움을 딛고 다시 싸이월드의 부활을 알리며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모바일에서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지 못하니 추억을 생각하고 싸이월드에 접속했던 사람들에게 실망만 안겨줬습니다.
다시 싸이월드의 소식을 들은건 다름아닌 임금체불 사건입니다. 200억 상당의 부채로 인해서 약 10억원의 임금체불사건으로 재판까지 가게 됩니다. 서비스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방치된 상태에서 도메인까지 만료되려다 다시 연장했는데요. 그런 추억의 싸이월드가 2021년 3월에 다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법인인 싸이월드Z가 싸이월드 대표로부터 서비스 운영권을 10억원에 인수하고 싸이월드 대표는 매각 비용으로 임금체불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합니다. 다가오는 3월에 PC버전부터 서비스를 하고 상반기에 모바일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싸이월드 서버에 사진 170억장, 음원 파일 약 5억개, 1억개가 넘는 동영상이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3월에 싸이월드 서비스가 재개되면 내 추억이 되살아나서 반가울테지만 다른 일면으로 봤을 때는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고 흑역사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라 걱정되기도 합니다. 3월달에 다시 나타날 싸이월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