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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보면 특정한 은행이나 증권사의 카드만 있지 않습니다. 보통 본인에게 맞는, 여러 혜택을 받으려고 이쪽 저쪽 카드를 발급받아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직장을 다닐 때 회사에서 거래하는 은행이 내 주거래 은행이 아니라서 급여통장만 따로 새로 발급한 적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정판 신용카드 이벤트를 한다며 새로운 은행에 가입해서 발급받은 적도 있어요. 많은 은행과 증권사의 카드가 있지만 관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용중인 금융업체에 맞춰 앱을 개별로 설치해야하니 번거롭고 귀찮고 그렇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은행, 카드, 보험, 증권사의 내 정보를 한 곳에 모아서 볼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립니다. 바로 마이데이터인데요. 마이데이터는 금융권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통합해 한 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벌써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 들어간 내 개인정보들을 한데 모아서 조회하거나 관리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연령, 개인자산, 투자정보등 금융에 관련된 여러 데이터를 토대로 나한테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받거나 다른 소비자들과의 금융상품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산이 많아야 할 수 있었던 PB 서비스나 자산관리 서비스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마이데이터와 다른 부분은 지금까지 사용자 동의를 받아서 금융회사 서버에 접근해서 정보를 긁어오는 방식인 스크래핑(scrapping)을 써왔습니다. 마이데이터는 금융권이 공유하는 오픈 API에서 데이터를 받아가는 방식이에요. 허가를 못받았는데 스크래핑 방식으로 유사서비스를 제공하면 불법이 되고 허가를 받았더라도 8월부턴 스크래핑 방식은 금지가 됩니다.
금융위원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에 본허가를 내린 기업은 총 28개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KB국민, 신한, 우리은행같은 금융사뿐만 아니라 네이버파이낸셜이나 토스같은 핀테크 기업도 포함되어 있어요. 네이버는 2대 주주인 미래에셋대우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 상황때문에 본인가 신청조차 못했지만 미래에셋대우의 지분율을 9.5%로 낮춰서 가까스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통과했습니다. 여기에 1,500명이나 쓰는 카카오는 심사에 떨어졌습니다.

카카오는 대주주 저격성을 확인하기 위해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중국 앤트그룹이 중국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적이 있는지 검증받는 과정에서 중국 금융당국의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를 대상으로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며 이 심사에 통과해야 마이데이터 사업을 펼칠 수 있어요.

금융감독원이 작년부터 카카오 관련하여 중국 측에 수차례 문의를 했지만 원하는 정보가 아닌 애매하게 답변을 받았고 중국 정부의 협조가 없으면 해결이 불가능한 터라 공식적인 서류가 다시 도착하지 않은 한 카카오의 자산관리 서비스는 계속 중단될 것 같습니다. 카카오는 2월 5일까지 자산관리 서비스가 중단되지만 카카오를 제외한 나머지 금융권은 2월 5일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행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