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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일어난 게임스탑 사건으로 주식시장이 매우 뜨겁습니다. 요약을 하자면 헤지펀드와 개미투자자들의 공매도 싸움입니다. 주식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사태를 매우 흥미롭게 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마냥 좋은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왜 그런 싸움이 일어났는지 깊게 살펴보면 눈물이 나는 사연이 있기도 합니다.
게임스탑은 미국의 비디오게임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문적으로 파는 업체입니다. 워낙 넓은 미국땅에서 어디를 가든 매장이 있었고 전문게임샵답게 콘솔과 PC게임 기기와 주변기기, 악세사리등 게임에 필요한 것들을 판매했습니다. 온라인게임의 비중이 커질수록 게임스탑의 경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고 주식도 같이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주식이 떨어지니까 어느 헤지펀드에서 게임스탑의 주식에 공매도를 하는데 과도하게 많은, 무려 140%의 공매도가 발생하게 됩니다. 없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식이 떨어지면 그 주식을 사서 되갚는 것을 공매도라고 합니다. 헤지펀드는 100명 이하의 고액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아서 짧은 기간에 이익을 내는 투자상품이고요. 상품이지만 세력으로 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전략적으로 게임스탑의 주식을 가지고 공매도를 쳐서 큰 돈을 벌겠다하는 정황이 포착되어 이를 알게 된 사람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헤지펀드에게 한방 먹이겠다며 게임스탑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합니다.
공매도에 참여한 어느 헤지펀드는 게임스탑 주식을 사는 사람들은 멍청이라며 개인 투자자를 조롱하고 과거 공매도 세력의 악질적인 전략으로 테슬라가 망하기 직전까지 갔던 경험을 한 테슬라의 사장인 일론 머스크까지 여기에 참전하게 됩니다. 계속해서 주식을 사들이는 세력과 주식을 떨어트리려는 세력이 맞붙어 게임스탑 전쟁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어요.
문제는 계속 해서 발생합니다. 매우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기로 했는데 그 금액보다 몇배나 되는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하니 조 단위의 어마어마하게 손해를 보게 됩니다. 헤지펀드가 운영하는 모바일 증권 거래앱중에 하나인 로빈후드가 매수 버튼을 막아서 일부 주식 거래를 금지시켜버립니다. 로빈후드는 미국의 개미투자자를 뜻하기도 하는데 증권거래사 앱 이름이 로빈후드라니 아이러니 합니다만 매수 버튼이 없다는 것은 공개적으로 주가조작을 했다는 뜻이에요. 개미 투자자의 거래를 막는다는 건 자신들이 위험할 때 언제든지 거래 중단같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겁니다.
막대한 손해를 입은 헤지펀드는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야 하니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팔기 시작하는데 그 여파가 증시 전체로 퍼지고 울렁거리게 됩니다. 그것으로 우리나라와 아시아 증시도 떨어졌다고 하네요. 공매도로 인해 손실이 계속해서 커지면 헤지펀드가 파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산을 하게 되면 그 영향은 주식을 하지 않은 일반인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고 불안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스탑 주식을 사서 버티는 미국 개미투자자의 입장을 보면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연관되어있습니다. 미국인이 증권가에 품은 분노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어요. 헤지펀드를 굴복시키기 위해서라면 돈을 잃어도 상관없다며 참관하는 개미투자자들이 더 많습니다. 어린 시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직장과 오래 살던 집을 잃고 가정이 붕괴되는 등 굉장히 어렵게 자란 사람들은 이러한 사건이 돈벌기 위한 전략보다 금융계의 대한 복수심에 가깝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시위하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샴페인을 마시면서 낄낄대는 사진을 보니 왜 그런 분노를 가지고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더군요. 서브프라임 사태로 시민들은 죽어나가는데 금융권에서는 과도한 성과금 잔치를 벌였다는 말도 있고요.
아직도 진행중인 상황이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릅니다. 로빈후드앱에서 매수버튼을 일시적으로 막은것과 관련하여 미국 의회는 게임스탑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고 뉴욕 검찰은 로빈후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