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량만 어마어마한 LDS주사기
본격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영국과 미국등 해외에서는 벌써부터 접종을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2월 26일부터 백신 투여 일정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만 65세 미만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지내고 있는 환자와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를 상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투여됩니다. 백신 순서대로 진행이 되면 저의 경우는 4순위로 7월부터 가능하네요.
백신을 투여하기 전에 주사기 문제가 있었어요. 일반 의료용 주사기는 1병당 5회 투여를 하고 약 20% 내용물이 남습니다. 안그래도 턱없이 부족한 백신인데 쓰고 남은 양이 그대로 폐기되면 엄청 아깝잖아요.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특수 제작된 LDS주사기를 사용하는 것인데 이 주사기는 버려지는 백신양을 최소화하고 1병당 6회 접종을 할 수 있습니다. 공식적인 명칭은 최소잔여형 주사기(Low Dead Space)에요. 해외에서는 한창 특수주사기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는 시기에 우리나라는 이미 대량생산까지 완성된 상태입니다.
LDS주사기는 풍림파마텍이 개발하고 제조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입니다. 화이자나 다른 백신업체에서 요구하는 기능의 주사기를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대량생산이었습니다. 인당 2회씩 접종하는 백신이다보니 주사기는 최소 1억개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이때 삼성전자가 풍림파마텍에 컨택했지만 대기업의 손을 잡은 중소기업들이 기술을 탈취당하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풍림측은 협력을 거절했다고 해요. 피같은 기술을 대기업에 가로채인 중소기업들이 정말 많거든요.
삼성도 이러한 전적이 없다고 할 수 없으니 이해가 갑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박영선 장관도 컨택을 했지만 삼성처럼 거절을 당합니다.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적극적인 설득으로 기적처럼 풍림파마텍과의 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전문가와 함께 본격적인 주사기를 만들게 됩니다. 풍림파마텍과 중기부, 그리고 삼성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네요. 셋이 없었다면 특수 주사기 확보에 차질이 생겨 코로나19 백신투여 일정이 밀렸을 거에요.
풍림파마텍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가 함께 지원한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월 400만개 생산에서 월 1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한달만에 갖추게 되었습니다. 풍림파마텍 주사기는 FDA의 정식사용승인을 받아서 해외 수출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3월부터는 최대 월 2천만개를 생산할 수 있을 예정이라고 해요. 전세계적으로 물량이 엄청 부족한 특수 주사기다보니 일본과 미국에서 2억개 이상 주문이 밀려들어온 상황이라고 합니다.
일본같은 경우는 화이자 백신 접종 시작 전에 LDS주사기를 확보하지 않고 일반 주사기만 잔뜩 구매해둔 상태입니다. 그래서 화이자 백신 7200만명분 중 1200만명분을 폐기하게 될 위기에 처했고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잘못을 시인했다고 해요. 풍림파마텍측에 8천만개의 LDS주사기 구매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특수주사기가 날개 돋친듯 주문량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주식도 덩달아 뛰어오르겠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풍림파마텍은 비상장 기업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