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추위가 찾아온 미국 텍사스 주 상황
이번 겨울은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몇번씩이나 눈이 그냥 내린 것이 아니라 펑펑 쏟아지면서 눈사람을 만들 정도로 쌓였거든요. 눈이 쌓여 세상이 새하얗게 되는 것을 좋아해서 저는 흰눈이 오는 게 좋지만 한파가 되면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따라오기 때문에 혼자 마음속으로 좋아하고 있습니다. 한파는 겨울 날씨 이벤트라 롱패딩으로 꽁꽁 감싸서 추위를 버틸 수 있지만 문제는 미국 텍사스에 발생한 한파입니다. 우리나라만큼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닥친 미국 텍사스에서는 비교도 다른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텍사스 주는 평소 추운 겨울에도 영상 10도를 유지할 정도로 온화하고 따뜻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북극에서 내려온 공기가 원인이 되어 30년만에 닥친 한파는 무려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는데요. 갑자기 찾아온 한파에 전혀 준비를 하지 못해서 그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았습니다. 특히 텍사스주는 세계적으로 굉장한 규모의 석유와 가스 회사가 밀집된 지역인데 갑작스런 한파가 원인이 된 정전 사태가 발생하였고 430만 가구와 기업에게 그 영향이 끼쳤습니다.
전기가 끊겨 난방조차 원활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유 공장과 송유관 공장도 가동을 멈추게 됐습니다. 전력 부족 상태는 텍사스에 있는 우리나라 기업까지 영향을 미쳤는데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셧다운 되고 포드와 도요타, 닛산 같이 미국에서 완성차를 만드는 업체 역시 생산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완성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반도체뿐만 아니라 통신과 스마트폰에 필요한 반도체도 생산합니다. 요즘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태였는데요. 텍사스주 정전 사태로 인해 생산 라인이 원활하지 못해서 앞으로도 더욱 심각한 품귀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공급 부족으로 인해 반도체의 가격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이고요.
원유 공장 역시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난방유와 전력 소비가 급증하여 국제 유가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추세에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서서 작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원유와 정유 시설은 한번 가동을 멈추면 재가동하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앞으로도 원유 가격은 계속해서 가파르게 오를 것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전혀 준비를 하지 못한 가정도 엄청난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추운 실내온도를 견디지 못한 사람들은 차안에서 버티거나 집 근처에 있는 울타리를 뜯어내거나 또는 나무로 만든 장난감으로 불을 때워 추위를 이기려고 했습니다. 심지어 나무를 벌목해오기도 하고요. 안타깝게도 극단적인 난방방식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전기도 끊기고 식수조차 원활하지 못해서 눈을 녹여 화장실에 사용하거나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요. 그 상황에서 식료품 가게는 사재기로 금방 동이 나거나 문을 닫고 음식을 전기로 데우거나 끓일 수 없어서, 과자와 육포같이 마른 음식으로 배를 채워야 하니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식료품 가게에 가더라도 30분 이상을 줄을 서서 사야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심각한 도시 상황에서 어느 텍사스 상원의원은 멕시코 칸쿤으로 여행을 떠나서 비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생각나지만 기분탓이겠지요. 주민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고 고통받는 상황인데 이를 외면하고 놀러가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는건지 궁금합니다. 아무쪼록 복구가 원활해지고 일상을 다시 되찾길 바랍니다.